작은 꽃 — 1945~50년대 초 한국의 다용도 벽지

작은 꽃 — 1945~50년대 초 한국의 다용도 벽지

시각적 관찰 이 벽지는 펄프지 위에 붉은색과 푸른색 두 가지 수성 잉크로 찍은 2도 인쇄 벽지입니다. 모티프는 8엽의 작은 꽃 한 종류로, 화면 전체에 균일한 격자 형태로 빈틈없이 반복됩니다. 각 꽃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단순합니다. 붉은색 잉크가 꽃잎의 윤곽선을 그리고, 푸른색 잉크가 꽃 중앙에 동그란 점과 그것을 둘러싼 작은 점들을 찍어 꽃술을 표현합니다. 꽃 한 송이의 크기는 손톱 정도. 화면 전체가 이 작은 꽃들의 균일한 반복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다른 모티프나 변주는...
보라색 바탕 위의 꽃 — 1960년대 말~70년대 초 한국 벽지

보라색 바탕 위의 꽃 — 1960년대 말~70년대 초 한국 벽지

시각적 관찰 이 벽지는 펄프지 한 면을 옅은 보라색(라일락-그레이 계열)으로 먼저 칠하고, 그 위에 3도 인쇄로 꽃과 잎을 얹은 구조입니다. 바탕색을 포함하면 화면에는 네 가지 시각적 층위가 공존합니다 — 보라색 바탕, 흰색의 꽃잎 본체, 짙은 갈색의 윤곽과 음영, 그리고 분홍색의 꽃술과 잎맥 강조. 모티프는 5엽의 큰 꽃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하트형 큰 잎과 가는 버드나무형 잎, 작은 꽃봉오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줄기는 화면을 가로지르며 굽이치고, 그 위에 꽃과 잎이...
능화지가 벽지가 될 때 — 1930년대 조선 신혼방의 길상과 근대

능화지가 벽지가 될 때 — 1930년대 조선 신혼방의 길상과 근대

인천-경기 일대 살림집에서 종종 발견되는 이 벽지는, 193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표면 전체에 은분(銀粉, silver pigment)이 깔리고 그 위에 다시 한 번 은분이 인쇄되어, 광선의 각도에 따라 문양이 은은하게 떠오르고 또 사라집니다. 작고 둥근 메달 안에 기쁠 희(囍)와 복 복(福)자가 단정하게 자리잡고, 그 사이의 바탕에는 가는 곡선들이 지렁이처럼 꾸물거리며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능화판의 문법 이 벽지의 구성 원리는 조선 능화지(菱花紙) 전통과...
쌍희(囍) 아래의 기하학 — 1960년대 초 천장지에 담긴 전통과 근대의 교차

쌍희(囍) 아래의 기하학 — 1960년대 초 천장지에 담긴 전통과 근대의 교차

화면의 구조 이 천장지의 구성은 두 개의 격자 체계가 서로 맞물리며 만들어집니다. 큰 팔각형(八角形)이 주된 면적을 차지하고, 그 사이사이의 틈을 정사각형이 채웁니다. 팔각형과 사각형이 번갈아 배치되는 이 격자 체계는 기하학적으로 빈틈이 없고, 천장을 넓어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를 냅니다. 각 팔각형 중앙에는 **쌍희자(囍)**가 놓여 있습니다. ‘기쁠 희(喜)’ 두 글자가 나란히 붙은 이 문자는 결혼의 기쁨이 겹친다는 의미로, 동아시아 전역에서 혼례와...
은회색 위의 단풍잎 — 1960년대 초 한국 벽지가 소화한 서양 식물지 문법

은회색 위의 단풍잎 — 1960년대 초 한국 벽지가 소화한 서양 식물지 문법

화면의 구성 은회색 바탕 위에 여러 계열의 잎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화면 중앙을 차지하는 것은 단풍이나 포도를 연상시키는 5엽의 큰 잎들입니다. 우측 상단에는 물푸레나무나 아카시아 계열을 연상시키는 작고 가는 우상복엽(羽狀複葉)이 자리잡고, 배경에는 깃털처럼 성긴 양치류의 실루엣이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저기 포도송이 같은 작은 열매들도 숨어있습니다. 하나의 식물을 그린 것이 아닙니다. 여러 식물의 잎과 열매가 한 화면에 공존하는, 이른바 ‘식물지(植物誌,...
📦 주문 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