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 직물을 입히다: 1960년대 초 수국문 올오버 벽지 연구

종이 위에 직물을 입히다: 1960년대 초 수국문 올오버 벽지 연구

1. 종이로 짠 직물, 몽글거리는 수국의 환영 1960년대 초반 생산된 이 벽지 패턴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은 압도적인 ‘밀도’입니다. 둥글게 뭉친 수국(Hydrangea) 혹은 불두화(佛頭花)를 연상시키는 꽃송이와 톱니 모양의 잎사귀가 화면을 빈틈없이 꽉 채우고 있습니다. 바탕의 여백을 거의 남기지 않고 꽃과 잎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형상은, 벽지라기보다 촘촘한 직물 보는듯한 인상을 줍니다. 강화도 화도면 흥왕리 1945년 고택 (현 마니산방)에서 발견된 1960년대초...
그물처럼 엮인 장식의 욕망, 종이 위에 피어난 ‘양옥풍’ 레이스

그물처럼 엮인 장식의 욕망, 종이 위에 피어난 ‘양옥풍’ 레이스

1. 카르투슈를 엮어 만든 ‘레이스 그물’ 패턴 이 벽지는 펄프지 바탕 위에 아주 작은 타원형 점들을 촘촘히 인쇄하여, 마치 고급 직물의 질감을 흉내 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 위로는 꼰 넝쿨과 로코코 양식의 장식으로 구성된 마름모 격자가 얹히고, 격자의 꼭짓점마다 월계수 화관을 길게 늘여놓은 듯한 넝쿨 매듭이 걸려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마름모꼴로 넝쿨과 장식들이 서양의 어느 정원 격자 벽면을 덮고 있는 덩쿨이나, 레이스 장식을 연상시킵니다. 강화도 화도면에 위치한...
병풍의 화폭을 벽으로 옮기다: 1960년대 초 구름 카르투슈 송학모란문 연구

병풍의 화폭을 벽으로 옮기다: 1960년대 초 구름 카르투슈 송학모란문 연구

1. 작은 병풍이 벽 전체를 감싸는 유기적 구조 이 벽지는 한 칸 한 칸이 마치 축약된 병풍 한 폭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가장자리가 들쭉날쭉하게 물결치는 구름 모양의 윤곽선입니다. 이 윤곽은 조각난 구름의 형상이기도 하며, 회화에서 화폭의 경계를 짓는 카르투슈(Cartouche) 역할을 수행하며 독특한 조형미를 자아냅니다. 강화도 화도면에 위치한 1960년대작 고택에서 발견된 1960년대 벽지 ‘상철’ 원본 스캔...
단색의 잉크로 빚어낸 풍요: 1960년대 초 올오버 포도문 벽지

단색의 잉크로 빚어낸 풍요: 1960년대 초 올오버 포도문 벽지

1. 한 가지 색으로 구현한 ‘올오버(All-over) 포도밭’ 이 벽지는 단 한 가지 색상의 잉크만을 사용하여 포도송이와 잎, 덩굴을 화면 가득 빽빽하게 채워 넣은 1960년대 초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줍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개별 문양의 반복 단위가 쉽게 도드라지지 않을 만큼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벽면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식물 텍스처처럼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충남 강경 1937년작 고택에서 발견된 1960년대초 벽지 ‘지훈’ 원본 스캔...
스텝 프레임(Step Frame)의 미학: 입체를 흉내 낸 평면

스텝 프레임(Step Frame)의 미학: 입체를 흉내 낸 평면

1. 디자인의 해부: 3단으로 깎은 타일, 입체의 눈속임 이 패턴의 기본 단위는 꽃이 아닌 ‘팔각형 타일’입니다. 팔각형이 바둑판처럼 이어지고, 그 사이를 정사각형 블록이 메우는 구조는 천장을 올려다보았을 때 모노륨 장판이나 타일을 연상시킵니다. 전남 보성군 1893년작 가옥에서 발견된 1960년대초 벽지 ‘성수’의 원본 스캔 이미지.(Source: Collection of Gosate) 가장 돋보이는 디테일은 ‘스텝 프레임(Step Frame)’입니다. 팔각형의 테두리는...
덩굴이 된 그래픽, 1960년대의 ‘반추상(半抽象) 플로럴

덩굴이 된 그래픽, 1960년대의 ‘반추상(半抽象) 플로럴

1. 디자인의 해부: 춤추는 덩굴과 오렌지색 리듬 이 벽지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화면을 빈틈없이 채우는 덩굴과 잎사귀의 흐름입니다. C자와 S자 곡선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스크롤 문양은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부터 이어져 온 장식 문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좌우 대칭에 가까운 구조를 지닌 반복 단위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이는 19세기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나 빅토리아 시대 직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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