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위에 띄운 잎사귀, 한국식으로 번역된 ‘반추상(Semi-abstract) 모더니즘
1. 시대의 배경: 간결해진 식물들 2차대전이 끝난 후, 유럽과 북미의 실내 장식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유산이었던 사실적인 장미, 백합, 포도덩굴 문양이 점차 퇴조하고, 식물의 윤곽과 리듬을 간결하게 정리한 그래픽 패턴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후 모더니즘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부상과 궤를 같이합니다. 기능주의 건축이 평면성과 간결함을 추구함에 따라, 벽지와 직물 또한 과장된 입체감과 명암을 버리고 평면적인 그래픽으로...
머리 위로 올린 바닥, ‘단청(丹靑)빛 타일 천장지
1. 디자인의 기원: 바닥에서 천장으로, 뒤집힌 공간 이 천장지를 처음 접하면 전통 자개장의 앞면이나 사찰의 단청 문양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구조를 냉정하게 떼어놓고 보면, 이는 19~20세기 서양 건축의 바닥재, 특히 ‘엔코스틱 타일(Encaustic Tile)’이나 ‘리놀륨(Linoleum)’에서 유래한 기하학 패턴에 훨씬 가깝습니다. 엔코스틱 바닥타일Encaustic floor tiles, Bankfield Museum by Linda Spashett...
1940년의 미국, 1969년의 한국: 시차를 두고 핀 콰트로포일
1. 디자인의 계보: 성당에서 거실로 이 벽지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핵심 모티브는 네 귀가 둥근 **콰트로포일(Quatrefoil)**입니다. 마치 네 잎 클로버를 살짝 눌러놓은 듯한 이 형틀 안에 8장의 꽃잎이 방사형으로 퍼져 있고, 그 주변을 작은 점과 선들이 장식합니다. 이 유닛들은 대각선으로 교차 배열되어 벽 전체에 리듬감 있는 격자(Grid)를 형성합니다. 1960년대후 70년대초 벽지 ‘민수’ 원본 스캔 이미지 (Gosate Collection)...